뽀종이 생각은
농민 어머니 94
뽀종이
2012. 5. 1. 11:55
분 향기 스물에 시집와 든든한 남편만나
농사를 천직으로 삼고
보고 들은 거라고 해봐야 뭐 별다른게 있을까만
농협에서 빚을 또 얻어서
그 놈에 빚 갚기 위해 쇠귀신처럼 일하리라
떠억하니 대학나무(감귤과수원) 백여그루 심어놓고
쟁쟁한 땡볕쯤 땀으로 토막내며
갈옷에 땀차도록 잡초 매는일 을 해대셨다
고무줄로 동여맨 라디오
모를 노래만 잡음처럼 흘러
대학나무 가지에 달려 있고
술도 안먹었는데 얼굴이 벌겋게 열 오르시면
엇박자 찬송가로 외울러 식히시며
다시 어머니 손엔 잡초가 뽑혀 있다
저녁 일찍 잠드신 방에선
앓는 소리 반 잠 꼬대 반 힘겨은 잠
어둑 새벽 부터
가슴 넉넉히 파고드는 흙냄새가 좋다시며
암만해도 이 짓만은 버리지 못해
힘찬 경운기를 앞세우고
맨날 대학나무 보려가는
우리 어머니
농민 어머니
울 어머니는 70세 이시고 아직도 우밀리에서
감귤과수원 농사하신다.
일찍 남편과 사별하고 아들셋 딸둘을 성장시키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