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종이 생각은

[스크랩] 반전 반핵가 -

뽀종이 2013. 4. 30. 16:25

반전반핵가 /박치음 작사 작곡

 

 

제국의 발톱이 이 강토 이 산하를

 

할퀴고 간 상처에 성조기만 나부껴

 

민족의 생존이 핵 폭풍전야에 섰다

 

이땅의 양심들아 어깨걸고 나가자

 

사랑하는 조국을 위해 이 목숨 다바쳐

 

해방의 함성으로 가열찬 투쟁으로

 

반전반핵 양키고홈

 

 

 

민중가요 중에서 최고 수준의 역작. 곡의 장엄함과 역동성에 가사의 자극성과 절박한 느낌이 어우려져 투쟁가들의 사랑을 받았다. 나는 대학시절 이 노래를 300번 이상 불렀었다.

 

여기서의 반전반핵은 미국의 한반도 고강도 전략과 휴전선 일대에 배치된 1,000여기의 전술핵무기로 인한 전쟁 위협을 비난하는 것이다. 이 땅이 미국놈들의 패권주의로 남북한이 다 핵무기로 초토화가 될 위기에 놓였으니 양식있는 자들은 미군을 축출하고 자주 해방 통일을 이루자는 그런 메시지 다.

 

사반세기가 지난 지금 세상은 뒤바뀌었다. 미국의 전술핵은 노태우정권의 1991년 한반도 비핵화 선언 후 다 철수했고, 북한은 인공위성과 3차 핵실험 성공으로 실질적인 핵보유국가가 되었다. 이제 한반도 - 아니 동북아시아 전체- 에 핵 공포를 몰고 오는 것은 북한이다.

저 노래를 목청이 터지도록 불렀던 나의 젊은 용기. 그 빛나던 열정이 이토록 헛된 아이러니로 귀결될 줄 어찌 알았을까...

 

이제 무슨 할 말이 있으랴. 북한의 핵보유가 협상수단이 아닌 목적 그 자체였음이 분명해 진 이상, 북한과의 평화를 돈으로 살 수 있다고 믿었던 내 바램은 반전반핵가만큼이나 망상이었으니. 햇볕정책이든 퍼주기금지든 무슨 짓을 했어도 저들을 막을 수는 없었다. 황우석을 구국의 영웅으로 믿고 PD수첩과 미국산 쇠고기의 촛불 시위를 매국노로 매도하다 불현듯 밝혀진 진실 앞에 정신이 아득했었듯이, 작금의 사태는 또 한 번 스스로를 불가지론의 암굴로 몰고 간다. 나의 치기와 어리석음으로 가장 창피한 대상은 언제나 내 자신이다 - 그렇게 세월이 흘러도 도무지 잊어 주지를 않는다.

 

 

 

 

 

 

 

 

 

출처 : 길찾기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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