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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이를 위한 시~이뽀종이 생각은 2008. 11. 7. 19:31
누이를 위한 시~이
지겹도록 닳지 않는 고무신 같았다.
겨울은 실과책, 바른생활책으로 찢어바른 벽
틈새로 굴묵연기 새록새록 솟아오르던 어스름녘
동네서 제일로 무섭다는 바닷가 당(무속)을 지나쳐
오면서도 누이는 하나도 무서워하지 않았다.
기웠던 양말이 또 터질 때
기어이 참새밥 열리는 봄이오곤 했지만
웅크려 비껴온 세월만큼이나 봄 또한
노동에 갈라지고 상처나 어머니의 손마디 같았다.
끝내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해야만 했던
누이는 시집을 갔다.
술, 담배 안먹고 농협서기 한다던
매형을 만나 조카도 두엇 낳고 산다지만
찾을 수 있을까
우밀리 홀내동산 동네 바람꽃 누이
스물이 지나고 서른이 지나면서 혹은 마흔, 쉰이 지나가면
잊히지나 않을까.
참새밥 씨앗처럼 달아나는 유년을
한땀 한땀 엮고 있을 뜨개질 바늘속에서
그 바람꽃 같은
내 누이를 .... .
00년 어느 초겨울날 내 큰누이의 소망함을 위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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