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어머니는 새벽에 동네 동무들과 함께 어디론가 가셨는데 점심무렵 쌀자루로 만든 배낭에 가득 무엇가 담아 오셨습니다.
"고사리 꺽을 시기다 , 요즘 젊은 애들은 무엇이든 사먹으니까 모르겠지만 들에 나가면 꿩마농(달래), 양애끈(양하) 특히 봄에 맛있는 쑥이얼마나 많은지 몰라 "
몇날 몇칠 산에 다니셨는지 얼마 지나지 않아 마루에는 말린 고사리가 수북이 쌓었습니다.
서울사는 작은딸, 제주시사는 아들들, 꽃집일에 바쁜 큰딸 어머니는 그렇게 날따다 산에 오르며 무공해 봄향기를 공짜로 나누어 주셨습니다.
하루는 새벽에 어머니가 또 산에 가신다기에 저도 배낭을 짊어지고 따라 간적이 있습니다.
종종걸음으로 어머니 뒤를 따라가면서 감탄사가 절로 나왔습니다.
산에 고사리가 얼마나 많은지 어머니 보다 더 많이 꺽으려고 이슬비에 바지가 젗는 줄 모르고 고사리를 찾아다녔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70대인 어머니는 젊은 아들보다 산을 잘 타셨습니다.
요즘 같은 봄날이 되면 그때 그모습 어머니와 고사리를 장만하시는 자랑스런 손길이 그럽습니다.
지금은 나이들어 지병으로 더 이상 산에오르지 못하시는 어머니는 해마다 봄이오면 산을 바라보며 안타까운 목소리로 말씀하십니다.
" 저기 가면 고사리가 하영있을 텐데 "
그말 속에는 자식들에게 고사리를 보내지 못하는 안타가움이 녹아 있습니다.
아마도 돌아가시는 그날까지 자식 걱정을 놓지 않은시겠지요.
어머니 ! 막내아들 태종이가 너무 너무 ................어머니를사랑합니다.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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